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오랜 경구(警句)를 류현진(31·LA 다저스)이 몸소 실천할 때가 왔다.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승제)에서 3승(2패)을 선점했고, 류현진이 운명의 6차전에서 NLCS의 끝이자 월드시리즈(WS) 2연속 진출 티켓을 스스로 따낼 기회를 잡았다.

18일 다저스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NLCS 5차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0)의 7이닝 7피안타 9탈삼진 1실점 호투를 앞세워 5-2 역전승을 거뒀다.

간만의 선발 야구가 먹히면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한 다저스는 커쇼와 가을야구 ‘원투펀치’를 이룬 류현진이 기세를 이어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다저스는 20일부터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리는 6~7차전에서 1승만 추가하면 지난해에 이어 WS 무대를 밟는다.

류현진은 지난 2차전 맞수였던 웨이드 마일리(32)와 마운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당시 승리는 다저스가 가져갔지만, 마일리는 5.2이닝 무실점 호투에다 류현진을 상대로 2안타를 쳐내며 얄미운 활약을 펼쳤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2실점으로 강판된 류현진 입장에선 동기부여가 확실한 한판이다.

류현진은 정규리그에서 좌타자를 상대로 자주 쓰지 않았던 체인지업(13%)을 가을야구에선 결정구로 활용해 재미를 보고 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MVP 유력 후보인 크리스티안 옐리치(27) 등 좌타자가 즐비한 밀워키 타선에게 정교한 체인지업이 춤춘다면 기선을 잡을 수 있다.

또 하나의 관건은 배터리와의 호흡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주전 포수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안방마님’ 야스마니 그란달(30) 대신 오스틴 반스(29)를 중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란달이 잦은 수비 실책에다 득점권 타석마다 찬물을 끼얹는 반면 백업 자원이던 반스가 안정적인 리드와 더불어 타석에서도 맹타를 휘두르기 때문이다.

반스는 5차전에서도 공격적인 리드로 커쇼를 도왔고 2경기 연속 안타까지 때려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류현진은 반스와 찰떡 궁합을 자랑했다.

4경기 23.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38, 피안타율 0.213의 수준급 투구를 펼쳤다.

그란달과는 11경기 58.2이닝 평균자책점 2.61 피안타율 0.225로 차이가 크다.

다만, 그란달이 24홈런 68타점을 기록한 스위치히터라 ‘한 방’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전을 앞둔 류현진은 "많은 생각을 하지 않겠다.무조건 팀이 이기는 데에만 집중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