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세네갈 주민들의 주식인 물고기가 씨가 마르고 있다.

중국 등에서 애완동물 먹이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어분(fishmeal)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근 해역에서 물고기 남획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새 물고기 가격이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경제적 충격파가 지속되면서 고향을 등지고 유럽으로 떠나려는 사람들마저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방송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어분 공장과 물고기를 마구잡이로 잡는 해외 어선들 탓에 세네갈 어부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세네갈 세인트루이스에 살고 있는 어부 모르 은디아예(34)는 "물고기들이 사라졌어요.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예전에는 하루 이틀이면 충분한 양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같은 양을 잡으려면 수 주일이나 바다에 있어야 합니다.우리는 오직 신의 은총에 기댈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세네갈 어부들은 물론 주민들에게 물고기는 반찬의 한 종류가 아닌 삶의 문제와 직결되는 음식이다.

BBC에 따르면 세네갈 해안 지역에는 밴댕이나 심해에 사는 어류들이 주로 잡히는 데 세네갈 뿐 아니라 부르키나 파소, 말리 등 아프리카 전역에 수출돼 이들이 필요한 단백질의 75%를 책임진다.

세네갈 인근 해역의 물고기들은 아시아, 유럽의 저인망 어선이 출몰하면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알라사네 삼바 세네갈 해양 연구소 전 의장은 "어분을 제조하려는 목적으로 건너 온 중국, 터키 어선들이 세네갈 어부들을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누네 울드 하마다 어업 조사관은 "중국과 다른 국적의 저인망 어선들이 새끼 보호종을 보호구역에서도 잡고 있다"며 "일부 어선들은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수천마리의 물고기가 수면 위에 떠오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생선을 대량으로 잡는 목적은 생선을 갈아 만든 어분을 대규모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어분은 주로 애완동물이나 다른 어류, 가축의 먹이로 사용되는 데 최근 중국에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던 해역의 상업화가 진행돼 물고기가 사라지면서 세네갈 주민들의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실제 수년 전만 해도 밴댕이 3마리 가격이 0.2달러(224원)에 불과했지만 현재에는 4~5배 가량 뛴 상황이다.

생선 유통업자 하디 카디아타 디오프(30)는 "우리의 주식은 쌀과 물고기다.우리는 물고기 없이 살 수 없다.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세네갈 주민들은 고향을 떠나는 선택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스페인으로 떠나려다 포기했던 아마두 디예(28)가 대표적이다.

그는 100여명과 함께 작은 보트에 몸을 싣고 스페인으로 향했지만 보트가 고장 나면서 며칠 동안 표류했다.

그는 "보트에 탄 사람들은 모두 죽을 지경에 몰렸다"며 "매년 고기가 없어지면서 나처럼 가족이 없는 어부들은 이주를 결심한다.하지만 난 지난해 사건을 겪고 나서 다시 그런 선택을 하진 않기로 했다.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배고픔에 지친 일부 세네갈 어부들은 2년 전부터 어업 활동이 금지된 지역인 인근 모리타니 해안으로 불법적인 고기잡이에 나서고 있다.

BBC는 "올해 초 19세 세네갈 어부 팔루 디아카테가 모리타니 해안에서 고기를 잡다 해안경비대에 사살된 사건이 있었다"며 "이 사건 뒤 세네갈 내에서 모리타니 사람이 소유한 가게를 상대로 한 공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