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5회 수상자의 촉으로는요” 롯데 외야수 손아섭(30)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단골손님으로 이미 통산 5회 수상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8년에는 황금장갑 수집이 아닌 예언가를 자처하면서 입담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일 사랑의 열매 배지를 자랑하며 시상식에 등장했던 손아섭은 마음을 비웠다.

등장과 동시에 자신이 아닌 다른 선수들의 수상 가능성을 전망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겉으로 표현만 하지 않았을 뿐, 매년 골든글러브에서 내 촉은 빗나간 적이 거의 없었다”던 손아섭은 “5회 수상의 경험상 외야수 부문 (전)준우형의 수상 확률이 120%에 달하고 지명타자 부문 (이)대호형의 수상 가능성은 80~90%라고 할 수 있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대호의 수상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했던 이유는 3할 타율(0.333)-26홈런을 달성해 소속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최주환(두산)의 존재 때문. “(최)주환이형의 성적도 괜찮았다”며 웃었다.

실제로 예언은 적중했다.

전준우와 이대호는 무난하게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촉이 어긋났던 때는 단 한 번, 바로 2016년이다.

사실 손아섭은 마음속으로 자신의 수상을 예감했지만 투표에선 3위 김주찬(100표)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당시 김주찬과의 격차는 단 10표 차에 불과했다.

올해에도 촉이 살짝 빗나갔다.

다른 선수들이 아닌 자신의 순위를 맞추지 못했다.

손아섭은 “이번엔 수상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성적과 경력, 각종 데이터, 선호도를 파악했을 때 대략 4~5위에 들지 않을까란 예상을 해본다”라고 말했다.

“5위만 해도 보람을 느낄 것 같은데, 순위가 더 밑으로 떨어지면 아쉬울 것 같다”란 농담을 덧붙이기도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순위는 소망했던 5위가 아닌 8위(53표)였다.

원했던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실제로 실망하진 않았다.

한 해 동안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에 나선 공로를 인정받아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황금장갑을 품에 안은 손아섭은 “야구를 아무리 잘 해도 받을 수 없기에 또 다른 자부심이 있다.

‘좋은 선수가 되기 이전, 좋은 사람이 돼야 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진 계기가 됐다”며 오히려 따뜻한 마음을 안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