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어제 사실상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의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

자금난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의 부도를 막기 위한 ‘벼랑 끝’ 결정이다.

이로써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팔고,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채권단은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에 들어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 결정은 파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기업 파산은 금융 부실과 협력업체 부도 사태로 이어진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는 자산 기준 약 11조5000억원의 재계 순위 25위에서 4조5000억원 안팎의 60위권 그룹으로 밀려난다.

그렇다 해도 그것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 계열사, 협력업체를 살리는 길이다.

임직원의 일자리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돌아봐야 할 것은 사회적 파문을 몰고 오는 부실 경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만성 자금난에 시달린 것은 재무구조를 탄탄히 하기보다 몸집을 불리는 ‘대마불사’식 경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후 자금 사정은 더욱 악화했다고 한다.

2009년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신용도 하락 위험이 전면화하면서 올 연말까지 갚아야 할 약 1조원 부채 상환이 불투명해지는 사태가 빚어졌다.

채권단이 금호의 자구안에 대해 “어떤 의미도 없다”며 거부한 것도, 이번 매각 결정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세계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기술·가격·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몸집만 부풀리는 부실 경영으로는 경쟁의 벽을 넘어 살아남을 수 없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0년대 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도 구태의연한 경영 방식을 이어간다면 제2, 제3의 아시아나항공이 나올 것은 빤하다.

그런 점에서 모든 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도 반성해야 한다.

기업 부담만 가중하는 정책으로 기업을 멍들게 해서는 세계경쟁의 파고를 헤쳐나갈 수 없다.

최근 들어 가속화하는 기업의 해외 이전은 국내 투자환경으로는 세계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어찌 키워나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파문에서 새겨야 할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