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스켈레톤에 혜성처럼 등장한 세계랭킹 1위 윤성빈(24·강원도청)은 ‘아이언 맨’으로 불린다.

흔히 ‘장비 싸움’으로 불리는 썰매 종목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첨단 과학의 힘을 빌려 경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 중 가장 돋보이는 장비가 헬멧이다.

그의 헬멧은 국내 제조회사 홍진HJC가 윤성빈 두형을 정밀측정한 뒤 3D 스캔 기술을 활용해 1년간을 공들여 제작했다.

지난 10월 윤성빈은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처음으로 이 헬멧을 쓰고 테스트 주행을 마쳤다.

자신의 머리에 한몸처럼 달라붙는 헬멧을 쓴 윤성빈은 이후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그는 11월 개막한 2017~2018 BMW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1~7차 시리즈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전 대회에서 시상대에 섰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로 치른 7차 월드컵에서 1, 2차 시기 합계 2분14초77로 우승하며 적수가 없음을 확인했다.

그동안 불안정했던 스타트 및 주행 자세가 자신의 머리에 딱 맞는 헬멧을 쓰고부터 일취월장했고 공기저항을 덜 받게 된 것이 원동력이다.

해외 일정을 마치고 14일 귀국한 윤성빈은 본격적인 평창올림픽 ‘금빛 플랜’을 가동한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역시 장비 점검이다.

스켈레톤은 썰매 날 하단의 홈과 에지를 무릎으로 눌러가면서 조종한다.

얼음 상태에 최적화된 날을 장착할수록 속도가 빨라지는데 규정상 경기 시작 45분 전까지 날 세팅을 완료해야 하고 한번 장착한 뒤에는 2차시기까지 교체가 불가능하다.

윤성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썰매 날을 5개에서 10개로 늘렸는데 경기 당일 기온에 따라 날을 세심하게 고른 것이 효과를 제대로 내고 있다.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려면 날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유니폼, 신발 스파이크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올림픽이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홈 트랙에 적응하는 것도 필수다.

윤성빈은 15일부터 올림픽 경기장인 2018m 길이의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를 하루 네 번씩 탄다.

눈감고도 탈 정도로 트랙의 특성을 아예 외워 버릴 계획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주행 중 급커브 때 중력의 4~5배 가속도를 견뎌내야 하는 스켈레톤 선수들은 하루 세 번 트랙을 타면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그러나 윤성빈은 이보다 많은 연습량을 소화해 홈 이점을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윤성빈을 최고의 자리로 오르게 만든 스타트 훈련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이상적인 스타트 기록인 4초대 중후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윤성빈은 올 시즌 월드컵 1~7차 시리즈에서 도합 13차례 레이스를 펼쳤는데 이 중 9차례나 스타트 기록 1위를 차지할 만큼 독보적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0.01초차로 메달 색깔이 바뀌는 스켈레톤에서 스타트는 사실상 경기 기록을 좌우하는 열쇠다.

윤성빈은 "월드컵은 연습이고 평창올림픽이 실전이다.올림픽 메달은 다른 선수가 아니라 내 꿈이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