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최측근으로 보좌한 김희중 전 부속실장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검찰 진술에 앞서 정두언 전 의원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은 1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김 전 실장이 검찰에 모든 것을 털어놓기 전 내게 ‘더 이상 아이들한테 부끄러운 아빠가 되고 싶지 않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과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을 도와 2007년 대선 승리를 함께 이끌었다.

김 전 실장은 대통령 부부의 일정 등 생활을 관리하는 부속실장으로 오랫동안 일해 이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핵심 증인이다.

실제로 검찰은 김 전 실장을 상대로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국정원에서 받은 특수사업비 중 수천만원을 2011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앞두고 달러로 환전해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정원 돈을 받아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는 행정관에 전달했다는 진술도 했다는 전언이다.

김 전 실장 자신도 국정원 자금 1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면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의 입이 열림으로써 MB를 향한 각종 의혹 실마리가 모두 풀릴 것"이라며 "김 전 실장은 MB의 돈 문제에 관해선 누구보다 잘 아는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국정원 특활비는 MB 정부뿐 아니라 과거 청와대의 관행이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수사가 들어올 거라곤 예상하지 못해 MB가 김 전 실장을 미리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서울 종로) 시절인 1997년부터 15년간 보좌했다.

그러다 2013년 1월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징역에 처하면서 MB와 멀어졌다는 후문이다.

김 전 실장은 1심 선고 후 사면을 기대하고 항소를 포기했으나,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