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한 법정에서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어색한 재회를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19일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사건의 피고인인 이들 3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재판을 열었다.

안씨와 이씨가 먼저 기소돼 그동안 특활비 상납사건으로 같이 재판을 받아왔다.

이후 기소된 정씨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 배당되면서 3명이 처음으로 함께 재판을 받게 됐다.

이날 오후 1시55분 안씨와 이씨가 먼저 나란히 법정에 입장했다.

그로부터 3분 뒤 정씨도 법정에 들어와 재판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의자에 앉았다.

정씨가 입정하자 안씨와 이씨는 고개를 들어 그를 힐끗 바라봤다.

3명은 저마다 변호인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이따금 서로를 쳐다봤다.

다만 재판이 시작된 뒤로는 이씨는 미간을 찌푸린 채 굳은 표정으로 앞만 바라봤고, 안씨는 재판장을 쳐다보거나 주변을 두리번거렸으며, 정씨는 꼿꼿한 자세로 앉아 법정 중앙의 판사석만 응시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주범 격인 박 전 대통령과 어떻게 공모했는지 전혀 기재되지 않았다"며 "뇌물수수가 아니라 공여 혹은 뇌물 전달의 공범에 불과해 (수뢰) 공범으로서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이씨와 안씨도 지난달 열린 재판에서 돈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돈의 출처가 국정원인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안씨와 이씨는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아 매달 5000만∼2억원씩 국정원 특활비 수십억원을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뇌물수수·국고손실)로 지난해 11월에 구속기소됐다.

이후 검찰은 정씨가 안씨 등과 공모해 2016년 9월 국정원 특활비 2억원을 추가로 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넸다며 정씨도 재판에 넘겼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