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는 12일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지능이 낮은 알코올 중독자와 결혼하고 방치해 사망케 한 남성이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판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전 한국제약 대표 김혜경 씨에 대해 대법원이 50억 원대의 횡령 혐의로 실형을 확정한 사건, 의료 과실로 가수 고(故) 신해철 씨의 사망을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세훈 전 스카이 병원장이 또 다른 의료사고로 금고형을 선고받은 판결이 주목을 끌었다.

○…法 "오갈 데 없는 사람, 도구처럼 이용…살해 의도 없었던 점 참작"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함상훈)는 12일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지능이 낮은 알코올 중독자와 결혼한 뒤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1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조모(54)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조 씨의 범행을 도운 애인 주모 씨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조 씨의 형량을 다소 감경했다.

살인 의도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1심은 재판부는 "조씨는 오갈 데 없는 사람을 하나의 도구처럼 이용해 피해자를 이용하고 끝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해 죄질이 극히 나쁜 데다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조씨가 살인을 의도했다든가 피해자를 학대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만큼 살인죄에 버금가는 형을 내리는 건 무겁다고 판단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 씨는 알코올 중독 상태에서 지적 능력마저 떨어진 여성 A씨와 만나며 A씨가 아플 때마다 상해 보험금을 타냈다.

보험사로부터 확인 전화가 오면 애인 주 씨가 받아 A씨 행세를 했다.

조 씨는 A씨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자 아예 혼인 신고를 한 뒤 사망 보험금의 수익자를 자신으로 바꿨다.

이후 조 씨는 A씨와 따로 살았고 치료를 받지 못한 A씨는 결국 알코올성 간염으로 숨졌다.

A씨의 사망 보험금 3억1000여만 원은 고스란히 조 씨 손에 들어갔다.

○…故 신해철 집도의, 이번엔 위절제·지방흡입 의료사고로 금고형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양우진 판사는 12일 위절제·지방흡입을 받으러 온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과실치상 등)로 기소된 의사 강모(48) 씨에게 금고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강 씨는 2013년 10월 복부성형술과 지방흡입술 등을 받으러 온 A 씨에게 업무상 과실로 흉터를 남긴 혐의와 2015년 11월 외국인 B 씨에게 위 절제술을 시행했다가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 판사는 "민사소송 결과와 의료계 감정 결과에서도 A 씨를 수술할 때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비만대사 수술 환자의 경우 집중간호 치료로 관찰이 필요했던 B 씨도 2차 수술 직후 상급병원으로 옮기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범행결과가 중하고 피해 유족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강 씨는 과거 가수 고(故) 신해철 씨를 수술한 뒤 사망케 해 올해 1월 말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유병언 측근 김혜경 씨 횡령 등 2심 일부 유죄 인정해 실형 확정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50억 원대의 회사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 횡령 등)로 기소된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전 한국제약 대표 김혜경(56·여) 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2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5월 유 씨가 회장이었던 ㈜세모에 한국제약이 보유한 제품의 판매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양도대금 16억 원 상당을 채무 변제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 씨는 지난 2006년 9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한국제약의 매출을 누락시키고 매출대금 13억2500여만 원을 임의로 사용하는 등 2억1200여만 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김 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

다만 김씨가 지난 2006년~2013년 한국제약의 소득 및 거래를 은폐해 9억2600여만 원을 횡령하고, 2억5200여만 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봤다.

반면 2심은 횡령·배임 금액 44억여 원에 대해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대부분 무죄로 판단, 10억여 원만을 유죄로 판결했다.

2억1200여만 원의 조세포탈 혐의는 유죄가 인정됐다.

2심은 "유죄로 인정되는 액수가 원심이 인정한 피해액의 30%에 미달하고, 피해 금액 대부분이 최대주주인 김 씨에게 귀속된다"며 "피해 금액 전액을 변상했고,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남은 피해액이 사실상 없는 점,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