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인구 대이동이 일어나는 명절은 정치인에 있어 중요한 시기다.

이번 설 명절은 더 없이 중요한 정치무대가 됐다.

6월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민심이 집결하는 명절이야 말로 지지율의 핵심인 지역과 세대, 이념이 한자리에 뒤섞이는 자리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행보는 바빠진다.

이른바 장터효과로 불리는 명절 민심을 장악하기 위함이다.

실제 역대 선거에서 명절효과가 선거의 결정적 변수로 작동해왔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오늘도 정치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민생탐방’을 앞세워 전통시장 방문에 나선다.

지방선거 표심으로 이어질 중요 판세 고비로 판단해서다.

지방선거를 4개월가량 남겨둔 최대 명절인 만큼 기민하게, 그리고 전력을 다해 집중한다.

귀성객으로 붐비는 역 광장이나 소외계층 시설 등을 방문하며 명절 인사 전하고 쇄신과 민생문제 해결을 다짐한다.

또 명절이면 단골로 찾는 곳이 전통시장이다.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가 집약된 곳이 전통시장이다.

"먹고 살기 힘들다"며 눈물짓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만나며 고달픈 서민생활을 돌보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좋다.

여야 지도부도 설날 민심 잡기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문재인정부 집권 2년 차에 맞은 이번 설은 ‘밥상머리’에 민생 문제가 화두로 오를 것을 고려해서다.

연휴가 시작하는 14일에는 최고위원, 대변인들과 함께 서울역을 찾아 귀성객들을 만난다.

당 지도부는 ‘새해 복 많이 많으세요’ 등이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고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이날 대구를 찾아 밑바닥 민심을 살폈다.

하지만 명절음식 만큼이나 욕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 바닥민심이다.

법안 한 건 처리하지 못한 의원들이 매해 꼬박 명절 상여금으로 775만원이나 챙겨간다는 소식에 민심은 더 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새해부터 임시국회 일정만 기다려온 민생법안은 지금 발이 꽁꽁 묶여있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육성을 도와야 한다며 각각 발의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고통을 호소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하겠다고 발의한 ‘중소기업 인력지원 특별법’이나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법’도 잠들어 있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시름에 빠진 민생은 운다.

민생 우선 구호와는 다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여야가 한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 변한 게 없다.

여야 정쟁에 민생법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기는커녕 보지도 못했다.

설 연휴 직후부터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으로 접어드는 만큼 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법안 심사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의 시발점인 법제사법위원회 역시 여야 간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여당은 권성동 위원장 사임을 요구하면서 법사위 보이콧을 풀지 않고 있는 데다가 소속 의원들의 입장이 강경해 출구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야당 역시 물러설 기미가 없다.

법사위와 상임위 법안 심사 전망이 계속 안갯속에 갇혀 있는 가운데 빈손 국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새해 첫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막을 내리면 따가운 비판여론은 표로 돌아온다.

선거가 급하다고 시장이나 드나들며 빤한 공언을 내뱉을 때가 아니다.

민생입법을 놓치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말의 무게가 떨어지는 일이다.

정치팀 차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