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P), CNN, ABC 방송 등 주류 언론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과 예술단, 응원단 등의 한국 내 활동에 찬사를 보내는 보도를 계속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움을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보수 성향 언론 매체인 ‘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는 13일(현지시간) ‘왜 언론은 북한에 아첨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에 대한 증오와 좌파 독재자에 옹호가 결합하면 치명적이다"고 질타했다.

◆북한의 매력 공세내셔널 리뷰는 "북한이 트럼프의 군사 위협에 맞서 국제적인 ‘레지스탕스’ 활동을 전개하는 원조 국가"라며 "바로 이런 이유로 미국의 주류 언론이 북한을 미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미국 언론이 한국을 방문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다가 억류돼 의식 불명 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를 데리고 한국을 방문한 데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내셔널 리뷰는 "펜스 부통령은 또한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이 동시에 입장할 때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언론이 그에게 조롱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미워한 나머지 이런 보도를 쏟아냈다는 것이다.

내셔널 리뷰는 미국의 진보 성향 매체가 대체로 좌파 독재자에 관대한 보도를 해온 전통에 따라 이번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 등은 옛소련의 조지프 스탈린을 비롯해 중국의 마오쩌둥, 베트남의 호찌민,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등에 관해 우호적으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내셔널 리뷰는 또한 미국 언론이 북한의 이국적인 집단주의에 강한 호기심을 느낀 것도 북한을 미화하는 요인 중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미국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이 인기가 없다고 매도하고 있으나 미국 언론은 트럼프보다 더 인기가 없다"면서 "북한을 미화하는 것과 같은 난센스 짓을 계속하면 트럼프 대통령보다 훨씬 오랫동안 인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와 김정은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최고의 선물이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언론 매체 ‘더 위크’는 이날 ‘김정은에게 일어난 일 중에서 최고는 트럼프의 출현이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정은이 괜찮아 보이는 이유가 트럼프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김여정 부부장 등 북한 고위 대표단의 한국 방문, 북한 예술단과 응원단 파견, 남·북 단일팀 구성 등은 확실히 긍정적인 변화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더 위크가 강조했다.

게다가 국제 사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에서 ‘매력 공세’를 펼쳐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이 매체가 분석했다.

더 위크는 "지옥 같은 감옥 국가를 이끄는 스탈린식 독재자(김정은)가 비교적 합리적인 정치가로 비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지옥 같은 악몽의 국가(북한)에 대해 한국인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 한국인의 다수가 조심스럽게 북한을 환영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한국에서 잠재적인 남·북 해빙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그것은 핵전쟁 위협을 가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선제공격을 압박하고 있고, 여기에 반대한 빅터 차 교수는 주한 미 대사가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전하면서 전쟁이 나도 ‘그곳’에서 사람이 죽을 것이고, ‘이곳’에서 죽는 게 아니라고 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더 위크는 "이것은 인종 말살을 불사하는 자기중심적인 쇼비니즘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 상원의 북한 미소 경계론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13일 개최한 청문회에서는 북한의 ‘미소 작전’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제임스 리쉬(공화·아이다오) 상원의원은 "우리는 지난주 북한이 한국 사람들에게 가하는 미소 작전을 지켜봤다"면서 "한국 사람들은 이에 어느 정도 매료되거나 마음이 사로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리쉬 의원은 "내가 보기에 이는 북한 사람들이 그들이 하려는 것으로 의심되는 그 일을 진전시키려는 지연작전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이를 매우 매우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김정은이 보여준 도발성과 불안정성은 미국에 잠재적으로 중대한 위협"이라며 "우리가 이에 대응할 결정의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다가온다는 데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김여정의 등장에 대해 일부 미국 매체들이 평양의 대표단이 미국의 대표단을 능가했다며 기사를 쏟아냈지만, 정보 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북한이 폭압적 정권이라는 본질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으며 ‘올림픽 외교전술’에 속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