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核담판 위해 ‘군사 옵션’ 카드 고수한다 /美 내부선 ‘비핵화’에 비관론 쏟아져/트럼프정부 “과거와 다른 협상” 별러/협상타결 전까지 제재·압박 안 풀기로/金, 美의 방위공약 조정 여부 타진 땐/국수주의자 트럼프 ‘빅딜’ 가능성 점쳐/주한미군 철수 등 비장의 무기 쓸 듯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도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미국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 정치권과 언론에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선물을 안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그러나 역대 미국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북한과 협상을 할 것이라며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우선 향후 북·미 협상에서 어젠다 설정의 주도권을 북한에 넘겨주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미국 일각에서 사전 전제 조건 없이 북·미 정상회담에 합의해 준 것은 트럼프 정부가 처음부터 손해를 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면서 핵·미사일 시험 자제를 밝히고, 한·미 연합훈련을 양해한 것은 미국 입장에서 승점으로 기록돼야 한다고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이 반박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제 실제로 회담이 열릴 때까지 북한 핵·미사일 동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이 향후 몇 주 내에 핵·미사일 시험과 같은 도발을 하면 북·미 정상회담 계획을 취소할 가능성을 백악관이 열어 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또한 회담이 타결될 때까지 대북 제재와 압박 조치를 절대 풀지 않기로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다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증거를 제공할 때까지 대북 제재 완화나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폼페이오 국장이 보스(트럼프 대통령)를 위해 바를 과도하게 높이 올렸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의 미국 대통령과 달리 ‘힘의 우위’를 무기로 삼아 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북·미 협상의 패턴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과거에는 북·미 양측이 단계별 조치를 절충하면서 주고받기식의 협상을 하고, 합의 이행의 순서를 짜 맞췄다.

대북 군사 옵션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손에 쥐고 있는 카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나 북핵 폐기의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남은 방법은 해상 차단, 해상 봉쇄 같은 물리력을 동원한 대북 압박 캠페인과 선제 타격 같은 군사 옵션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세울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제니 타운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부소장은 "외교가 통하지 않으면 예방 전쟁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고, 애덤 마운트 전미과학자협회(FAS) 선임연구원도 "대화가 깨지면 전쟁의 위기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쥐고 있는 마지막 비장의 카드는 주한 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관계 재조정이다.

제임스 루빈 전 국무부 차관보는 10일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 조정 여부를 타진할 게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루빈은 "트럼프는 국제주의자가 아니라 국수주의자이고, 해외 주둔 미군 유지를 위한 값비싼 비용 지급과 그 목적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