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드리블·감각적 슈팅 바탕 / 예선 3차전 한국戰 3골1도움 기록 / 3경기서 8골5도움 경이적 포인트미국 남부 탬파베이에서 자란 소년은 태어날 때부터 양쪽 무릎을 못 쓰는 하지 장애를 앓았다.

그런 그가 ‘첫 번째가 되지 못한다면 꼴찌나 다름없다’는 좌우명을 가지게 된 계기는 6살 때 처음 장애인아이스하키를 접하면서다.

운동신경이 워낙 좋았던 그는 경기마다 골을 넣으며 "내가 최고"라고 으스댔다.

어머니가 빙긋 웃으며 "패럴림픽에 나가도 되겠다"고 하자 소년은 "아직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바로 미국 장애인아이스하키의 공격수 데클런 파머(21)다.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위치 선정이 발군인 그는 2014년 소치 대회서 미성년자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낸 ‘천재’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선정한 평창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뽑힐 만큼 어린 나이에 비해 이름값이 높은 선수이기도 하다.

한국 대표팀의 ‘빙판 메시’ 정승환(32)조차 평창에서 경계할 상대 골잡이로 캐나다의 빌리 브리지스(33)와 함께 파머를 꼽을 만큼 기세가 무섭다.

소치에서 ‘무서운 10대’였다면 평창에서는 누구도 무시 못할 ‘에이스’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파머는 13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패럴림픽 B조 예선 3차전 한국과의 경기서 홀로 3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8-0(6-0 0-0 2-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입장에선 뼈아픈 패배다.

3연승을 달린 미국에 이어 한국(2승1패)이 조 2위로 준결승에 오르면서 세계 최강 캐나다와 맞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1996년부터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다인 4회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그러나 파머의 활약만큼은 양 팀 모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며 역습을 노렸지만, 파머의 현란한 드리블과 감각적인 슈팅을 막아낼 수 없었다.

파머는 1차 일본전에서 1골 3도움, 2차 체코전에서 4골 1도움을 폭발시키며 도합 8골 5도움의 경이적인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경기 뒤 파머는 "미국은 쉽게 지지 않는 팀이다.이제부터가 진짜다.앞으로의 경기 역시 지켜봐달라"며 자신했다.

강릉=안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