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삼성 각 계열사의 인사팀 산하에 있는 '신문화팀'이 노조 사찰을 전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문화팀은 노사협의회 관리 등 노조 업무를 위해 조직됐다.

그런데 신문화팀 직원들이 노조 간부를 미행하거나 사찰, 포섭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조 조합원 또는 가입 가능성이 있는 직원들을 '문제(MJ) 인력'으로 분류해 집중 관리했다.

노조는 신문화팀을 '삼성의 국정원'으로 규정했다.

<뉴스토마토>는 12일 삼성 계열사 4곳에 설립된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설립 전후를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신문화팀이 지난 2012년 1월 내부 보고용으로 작성한 문건 등을 단독 입수했다.

노조는 해당 보고가 인사팀을 거쳐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신문화팀이 2011년 7월 당시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노조 신념 교육을 실시한 녹취록도 확보했다.

녹취록에는 노조에 대한 악의적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본지는 삼성의 신문화팀이 노조 등을 사찰한 내용의 문건을 입수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문화팀이 노조 대응 전면에 나선 건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7월 사업장 내 복수노조 설립이 전면 허용되면서, 삼성은 노조 대응에 나선다.

삼성이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따르면, 삼성은 제도 시행에 대비 '전 사업장 복수노조 대응태세 점검'과 '현장 완결형 조직관리 구축'을 진행했다.

신문화팀도 그해 신설됐다.

이전 '신노사팀'에서 명칭을 신문화팀으로 바꿨다.

이들의 존재와 업무는 기존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에버랜드에 지회가 설립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회는 2011년 7월11일 설립됐다.

설립 이후 검은 색의 SUV 차량이 노조 사무실과 노조 간부의 자택 앞에서 수차례 목격됐다.

노조 간부 수명이 차량 2대를 이용해 해당 차량을 뒤쫓았다.

경기도 용인에서 삼성 서초사옥까지 추격전을 벌인 끝에 차량을 붙잡아 얼굴을 육안으로 확인됐다.

SUV 차량에 탑승한 직원은 삼성에버랜드 신문화팀 직원이었다.

삼성 측도 노조 추궁에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이 시기 신문화팀 직원들은 이른바 '그림자 감시'를 벌였다.

근거리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노조 간부의 동향을 보고했다.

이듬해에도 신문화팀의 그림자 감시는 이어졌다.

2011년 12월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던 아르바이트생 김모씨가 패혈증으로 숨졌다.

유가족과 노조는 산업재해라고 주장했다.

2012년 1월 신문화팀은 유가족과 노조의 동향을 감시하면서 상부에 보고했다.

본지가 입수한 '고 김OO 관련 상황보고' 문건에 따르면 신문화팀은 2012년 1월16일 유가족이 소방서를 방문해 나눈 대화까지 기록돼 있다.

지회 설립 직전인 2011년 7월6일 신문화팀은 에버랜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노조 신념 교육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현대차 노조 등을 험담하고, 노조의 위험성을 알리는 게 교육의 주된 내용이었다.

신문화팀 직원 김모씨는 "외부세력이 끼면 (에버랜드를) 초토화시켜 버린다.(중략) 노조가 있는 게 나을까, 없는 게 나을까 여러분들이 판단하십시오. 외부세력을 부를까 말까를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2015년 검찰은 인사팀과 신문화팀 직원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벌금 1천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신문화팀의 활동은 2013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이 폭로되면서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다 2017년 삼성의 식음료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에서 활동이 다시 포착됐다.

민주노총 삼성웰스토리지회는 같은 해 4월11일 설립됐다.

지회는 설립 사실을 극비에 부쳤다.

그런데 설립 이틀 전 회사가 이 사실을 알고 조치에 나섰다.

이때부터 회사의 끈질긴 회유가 시작됐다.

웰스토리지회 관계자는 "(신문화팀이)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라. 명예퇴직금보다 더 주겠다.출근 안 하면 모든 사람들이 편하다.핸드폰을 끄고 며칠 잠수타라고 말했다"며 "만날 때마다 금액이 5000만원씩 올랐는데, 3억5000만원까지 제안받았다"고 주장했다.

상무급 임원이 지회 간부의 집까지 찾아왔다.

지회가 퇴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면담 요구는 멈췄다.

이후 노사협의회인 한마음협의회 출신 근로자위원이 노조 간부의 근무지로 발령이 났다고 지회는 주장했다.

지회에 따르면 한마음협의회는 신문화팀이 관리한다.

지회장인 임모씨가 근무하는 곳의 관리자는 "다른 곳에서 근무하면 내가 (삼성에서) 더 일할 수 있다"고 읍소했다.

임 지회장은 "회식 때 한마음협의회 출신인 직원이 (신문화팀에) 보고를 해야 하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무슨 일이 있는지 얘기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는 "노사협의회를 육성하고, 상황 발생시 그룹의 전 역량을 집중"이라고 적시돼 있다.

지회에 따르면 신문화팀은 국정원처럼 비밀리에 움직였다.

직원의 비위사실을 수집한 뒤, 증거가 쌓이면 퇴사도 제안했다.

직원이 아내의 가게를 돕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를 채증해 퇴사를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회 조합원을 노동 강도가 높은 다른 근무지로 인사 발령한 뒤, 면담을 제안하면 퇴사를 조건으로 1억5000만원을 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합원과 지회 회계감사가 이 같은 방식으로 회사를 그만뒀다.

지회 관계자는 "신문화팀은 국정원처럼 움직인다.정보를 캐고 사찰하고, 증거가 쌓이면 직원들을 친다"고 말했다.

신문화팀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을 선두에서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면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했다는 게 삼성계열사노조대표단의 주장이다.

대표단은 신문화팀이 상부의 지시와 승진 욕심에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2011년 무노조 신념 교육을 실시한 신문화팀 직원은 인사팀장으로 승진했다.

검찰로부터 벌금형을 받았지만 승진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삼성물산의 취업규칙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내 질서를 어지럽힌 경우 징계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이에 대해 삼성은 신문화팀이 노조 사찰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노조 감시를 목적으로 부당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