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뭐였지? 허밍만 듣고도 ‘척척’ / AI 만난 음원 서비스 업체 / 첨단 음성인식 채택·빅데이터 분석 / 날씨·시간에 맞춰 최적 노래 들려줘 / 지니뮤직·멜론·벅스 매출 27∼39% 쑥↑ / 저작권 규정 변경은 ‘복병’ / 법령 개정 땐 창작자 몫 60% → 73% / 묶음 할인도 제한… 요금 인상 불가피 / 업계 “불법다운로드 다시 성행할 것”"그 노래가 뭐였지?" 직장인 A씨는 듣고 싶은 노래의 멜로디는 생각이 났지만 제목과 가수는 떠오르지 않았다.

A씨는 지니뮤직 앱을 열어 듣고 싶은 노래의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허밍을 인식한 이 앱은 A씨가 듣고 싶은 노래를 정확히 찾아냈다.

"지금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 없을까?" 주말을 맞은 B씨는 독서를 하면서 들을 수 있는 노래가 필요했다.

B씨는 멜론을 실행시킨 뒤 ‘책 읽으면서 힐링이 되는 음악을 듣고 싶다’고 입력했다.

멜론은 관련 음악으로 구성된 플레이 리스트를 생성했다.

음악 감상에 인공지능(AI)이 더해지면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똑똑해지고 있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케이팝(K-Pop) 열풍에 인공지능 스피커의 확산까지 더해지면서 업계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하지만 제작자의 저작권료 인상 추진으로 소비자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어서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음원 서비스인 멜론과 지니뮤직, 벅스 등 음원 사업 업체의 매출은 1년 새 25% 이상 성장했다.

지니뮤직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지니뮤직의 매출은 2016년 1112억8663만원에서 지난해 1556억4171만원으로 39.4% 늘어났다.

NHN벅스는 같은 기간 730억2971만원에서 928억2090만원으로 27.1% 증가했다.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M의 디지털음원부 매출은 2016년 4031억5696만원에서 지난해 5116억3824만원으로 26.9% 많아졌다.

이들의 성장 키워드는 AI로 요약된다.

멜론은 2004년부터 쌓아온 가입자들의 이용 이력을 데이터화해 고객의 취향을 스스로 분석했고, 고객에 대한 맞춤형 음악을 제공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멜론은 한 곡에 최대 1200개의 태그를 추가해 고객의 상황에 맞는 음악을 틀어준다.

예컨대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라는 노래에 기본적인 곡 정보를 비롯해 ‘봄’이나 ‘설렘’ 등의 태그를 추가했다.

고객이 봄에 어울리는 노래를 찾으면 관련 노래 등 태그가 붙은 음악을 찾아 주는 방식이다.

또 이용자가 음악을 듣는 시간이나 장소, 날씨 등을 파악해 현재 분위기와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준다.

카카오M 관계자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인 AI 상담원 ‘로니’와 채팅으로 실시간 노래를 추천받는 서비스를 추가했다"며 "로니는 걸그룹 멤버를 알려주거나 가수들의 프로필 등 상세정보도 바로 대답해 준다"고 말했다.

KT는 미국의 AI음성인식 기술 기업인 사운드하운드와 기술 제휴를 맺고 지난해 12월 AI 통합 서비스인 ‘지니어스’를 출시했다.

지니어스는 외부에서 들려오는 노래 한 소절만 듣고 음악을 찾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물론, 이용자가 흥얼거리는 음악도 인식해 검색해 준다.

주요 서비스 업체 중에서 가격도 가장 저렴한 편이다.

일정 금액을 내면 스트리밍 방식으로 무제한 음악을 감상하는 요금제는 물론 월 기본료 100원에 1곡당 10원의 요금을 추가하는 종량제 방식의 요금제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지니뮤직은 또 유명 가수의 공연이나 쇼케이스 등 관련 영상을 가상현실(VR)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서울 서대문구와 협약을 통해 신촌 연세로를 ‘뮤직 스트리트’로 조성해 길거리 공연도 선보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음악과 AI가 접목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설정된 조건에 따라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미디어 데이터 서비스 등 다양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음질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했던 벅스 역시 AI 분야로 사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벅스는 최근 네이버 AI 플랫폼인 ‘클로바’에 벅스를 연동해 스마트폰 클로바 앱과 유플러스 우리집 AI 등 클로바 탑재 AI 스피커에서 벅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비 오는’, ‘우울한’, ‘신나는’, ‘잠잘 때’ 등 이용자가 명령할 수 있는 키워드를 세분화했고 사용 데이터를 축적해 선곡리스트를 사용자에 맞춰 서비스한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용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음악을 제공할 것"이라며 "AI 플랫폼과 협력해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가파른 성장세는 요금 인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무제한 음악을 들으면서 월 30곡의 음악 파일을 저장하는 상품의 가격은 1만원 초반대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 신탁단체의 요구 등에 따라 저작권 규정 개정을 추진하면서 음원 사용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 규정이 바뀔 경우 현재 스트리밍 이용 시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60%에서 73%까지 상승한다.

또 50% 할인이 가능했던 다운로드 묶음 상품의 할인 폭은 25%로 제한된다.

이 경우 창작자의 몫은 20% 수준으로 늘어나지만 소비자가 치러야 할 비용은 2배 가까이 인상된다.

업계와 소비자들의 의견은 갈린다.

음악 제작사들은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구조가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스트리밍 업계는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음악서비스 이용을 중단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풍선효과로 인한 불법다운로드가 다시 성행해 모두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