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구조사국은 출퇴근에 편도 1시간30분씩 이상 쓰는 통근족을 ‘극단적 통근자’(Extreme Commuter)로 분류한다.

얼마나 될까. 2012년 기준으론 미국 직장인의 2.5%다.

수백만명이란 뜻이다.

미국에서 가장 먼길을 오가는 극단적 통근자는 누구일까. 영국 저술가 이언 게이틀리는 ‘출퇴근의 역사’에서 매일 7시간씩 왕복 600km를 달리는 데이브 기븐스를 꼽았다.

집은 캘리포니아주 매리포사에, 직장은 실리콘밸리에 있다.

서울과 울산을 오가는 격이다.

영국 통근자들은 한술 더 뜬다.

매일 8시간 이상 기차여행을 하는 통근족이 허다한 것이다.

극단적 통근을 포함한 장거리 출퇴근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그 행복도는 걸어서 출퇴근하는 이에 비해 10% 낮다는 갤럽 통계가 있다.

스웨덴 연구팀은 이혼율도 유의미하게 높다는 결론을 냈다.

사회 신뢰망을 중시하는 미국 하버드대 로버트 퍼트넘 교수에 따르면 통근시간이 10분 길어질 때마다 사회적 관계가 10% 감소한다.

그렇다고 장거리 출퇴근을 매도할 일은 아니다.

더 나은 일자리와 더 쾌적한 주거환경을 원하기에 먼길 왕복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 아닌가. ‘출퇴근 여행’이 인간 본능에 부합한다고 진지하게 주장하는 과학자도 있다.

이탈리아 이론물리학자 체사레 마르케티다.

서울시민이 하루 평균 1시간 36분을 출퇴근에 쓴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광역 시·도 중 가장 길다.

전남은 1시간6분으로 가장 짧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어제 내놓은 통계가 이렇다.

앞서 2014년 통계청 조사 때도 수도권 출퇴근 시간은 1시간 36분이었다.

이번과 똑같다.

정부가 교통체계 개선에 줄기차게 혈세를 투입하는데도 피부로 느낄 혜택은 없는 셈이다.

당국은 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 통근족은 어찌해야 하나. 긴 시간 출퇴근의 길흉화복은 그 시간을 어찌 쓰느냐에 따라 갈리게 마련이다.

자투리 시간 활용에 더욱 공을 들일 일이다.

시간은 상대적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말하지 않았나. "예쁜 아가씨와 공원 벤치에 앉아 있을 때는 1시간이 1분처럼, 뜨거운 난로 위에 앉아 있을 때는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진다"고. 이승현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