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2년 후에도 모든 코치님들이 다 수원에 계셨으면 좋겠습니다."지난 17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의 히어로는 단연 김건희(23·수원삼성)였다.

김건희는 울산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3-0 승)에서 홀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에 7년 만의 ACL 8강행을 선물했다.

사실 김건희는 그동안 수원의 ‘미운 오리 새끼’와 같았다.

2016년 입단 당시만 해도 기대치는 상당했다.

특급 공격수라는 평가 속 아마추어 시절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해외 진출까지 고려했던 그다.

하지만 K리그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정대세(시미즈)의 이탈 속에 데뷔 첫해 20경기나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단 한 골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듬해는 조나탄(텐진)이라는 특급 공격수가 합류했고 부상까지 겹치며 득점 없이 7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자신감은 사라지고 초조함만 늘어났다.

올 시즌 조나탄이 떠났지만 데얀, 바그닝요가 합류하면서 결국 병역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김건희는 오는 28일 논산 훈련소에 입대한 후 상주상무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김건희는 "수원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팀인데 지난 시즌까지 중압감을 버티지 못했다.아직도 사실 부족하다.입대를 빨리 결정한 것도 변화를 줘서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더 발전해서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고 말했다.

김건희에 대한 능력은 서정원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팀 사정상 많은 기회를 못 줬지만 능력 있는 선수다.이런 고난을 이겨내야 더 좋은 공격수가 된다"고 말했다.

코치들 또한 김건희와 잦은 미팅을 가지며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그 덕분일까. 김건희는 울산전에서 염기훈이 빠진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공격진의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수원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건희는 "어릴 때부터 수원에서 축구를 하면서,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코치님들이 정말 잘 챙겨주셨다.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당당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모든 게 죄송할 정도"라면서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다.다행히 두 골로 팀에 작별 선물은 했지만 더 잘해야 한다.제대한 후에도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배들 한 명도 빠짐없이 그대로 팀에 있었으면 좋겠다.내가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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