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잘먹는 계란과자에 콘돔 포장지 본사 항의 했지만 ‘나몰라라’ 대응 지점선 “제조사에 연락하라” 외면 피해자 SNS 공개 후 식약처에 신고[정희원 기자] 좋아하는 과자를 선물받고 3분의 1봉지쯤 비웠는데, 그 속에서 콘돔 껍데기가 발견됐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의 계란과자에서 콘돔 껍데기가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

노브랜드 계란과자는 높은 가성비, 부드러운 맛으로 엄마·아기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지난 6일 서울시 강북구에 거주하는 A모 씨(30)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마트 노브랜드 과자에서 콘돔 껍데기가 나왔다’는 포스팅을 올렸다.

그는 콘돔 껍데기를 보자마자 이마트 본사에 연락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지점과 얘기하라’는 것이었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해당 제품을 판매한 지점에 전화를 했지만, 해당 지점 최고책임자는 사과하면서도 ‘이물질 문제는 제조업체와 연락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A씨는 다시 제조업체 B사 책임자와 연락을 나눴다.

B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A씨는 그럼에도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

다른 것도 아닌, 남이 쓰다 버렸을지도 모를 콘돔 껍데기가 나왔다는 사실에 기분이 찝찝했다.

이 같은 일을 책임져야 할 이마트 본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방식도 개운치 않았다.

A씨는 단지 본사에 사과를 듣고 싶었을 뿐이었지만, 본사는 끝내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하지 않았다.

A씨는 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노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브랜드 자체보다 이마트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며 "본사에서는 지점 탓으로 돌리는데 사실 지점이 무슨 잘못이겠느냐"고 반문했다.

A씨는 지난 9일 과자·콘돔 등 증거물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보냈고, 현재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A씨에게 과자를 선물한 지인은 SNS를 통해 "이 일이 화제가 되고 온라인에서는 ‘자작의심’을 받고 있는데 억울하다"며 "주변 사람들도 모두 대기업을 상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괜한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만 두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내야 하고, 이를 검증받아야 하는 사실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측에서도 이번 일은 블랙컨슈머의 고의적이거나 억지를 부리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식약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특별히 말씀드릴 게 없으니 기다려달다"고만 했다.

이어 "노브랜드 과자 제조공정에서 이런 이물질이 나오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이후 제조공정상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훼손된 이미지는 되돌리기 어렵다보니 고민이 많다"고 했다.

대다수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과자에서 콘돔 껍데기가 나온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구조라며 의아해 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판매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분명 실수로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식품회사에서도 이물질 이슈를 피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사안을 해결하려는 기업의 자세다.

‘저희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곳으로 연락해보세요’라며 회피하는 것은 소비자의 건강·생명을 기업의 단기이익 뒤로 미루는 무책임한 태도다.

노브랜드의 경우 이마트의 이름을 함께 쓰는 PB브랜드라는 점에서 기업의 책무에 대한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콘돔 껍데기가 제조과정에서 들어간 책임자를 가려내는 것은 둘째 문제"라며 "이마트는 모든 유통을 책임지고 있음에도 불편을 겪은 소비자에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며 직무를 떠넘긴 것은 분명 아쉬운 대처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 식품 기업 관계자도 "소비자들이 노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이마트라는 브랜드 가치를 신뢰하기 때문인데, 대응 면에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생긴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식품 업계 종사자 K모 씨는 "일부 기업은 이물질 문제가 일어난 경우, 이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회사에 독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문제가 있어도 우선 ‘소비자에게 일어난 일은 안타깝지만, 우리 회사의 책임은 아니다’고 대응하도록 매뉴얼처럼 교육받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식품서 이물질 발견 했을 땐 이렇게 대처하세요① 사진부터 찍어둔다이물질이 발견됐다면, 문제 제품 분실 또는 시간경과로 해당 이물질이 변질됐을 것에 대비해 미리 사진을 찍는 게 좋다.

②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제품을 업체에 완전히 넘기지 않는다이물질 클레임 접수 후 업체는 "원인분석을 하겠다"며 해당제품 요구를 해올 수 있다.

이때 일부샘플만 원인분석용으로 넘기고 나머지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보관하는 게 좋다.

③ 식약처에 업체가 ‘이물혼입 의무신고’를 했는지 확인한다식품 업체는 머리카락 등을 제외한 이물질이 나왔다는 클레임이 접수되면 의무적으로 식약처에 신고해야 한다.

컴플레인을 한 뒤 일처리가 늦어진다면 책임자에게 이와 관련된 내용을 확인해보도록 하자.④ 해당 불만접수에 대해 피드백을 요청한다클레임 처리가 끝나면 업체는 긴장이 풀어져 이후 대처에 소홀히 할 확률이 있다.

이후 피드백이 늦어진다면 혹시 다른 소비자로부터 같은 불만이 접수됐는지, 대책안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물어볼 수 있다.

이후 책임이 회사 측에 있는 것으로 나올 경우, 업체는 소비자에게 ‘과자 한박스’ ‘식품상품권’ 등으로 합의를 보려고 할 수 있다.

합의하면 업체는 원인 분석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보다 ‘과자박스를 뿌리는 것’으로 해결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소비자도 적극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야 한다.

⑤ 적절한 보상을 요구한다소비자가 무조건 금전부터 요구하면 서로 불신만 생기기 쉽다.

우선 문제의 식품을 섭취했다면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고 진단서를 발급받는다.

문제가 발생됐을 때 해당 업체에 치료비를 정식 요청한다.

또 이물혼입에 대한 원인 및 대책안을 요구하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어쩌다 이물이 들어갔으며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물어보자.⑥ 그럼에도 답답한 상황이 지속된다면대다수 사람들은 식품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보호원과 식약처 신고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곳은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단점이다.

정말 참을 수 없는 악덕기업이라면 해당 업체 주소의 시청·구청의 식품위생계·보건위생계에 SOS를 청하자. 문제가 접수되면 담당공무원이 위생점검을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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