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박한기 합참의장으로부터 보직신고를 받으면서 서해 평화수역과 관련해 "북한이 4·27 판문점선언부터 9·19 평양정상회담까지 일관되게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면서 NLL을 중심으로 서해 평화수역과 공동어로구역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국회 국방위원회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합참은 북한이 서해 남북 함정 간 통신에서 NLL 대신 경비계선을 강조하고 있다고 비공개 보고했다.

이처럼 상반된 소식은 북한의 NLL 인정 여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국회 국방위 국감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됐다.

북한이 NLL을 인정했을까. 이는 절반만 사실이다.

◆북한 NLL 인정→절반만 사실NLL은 정전협정 직후인 1953년 8월 30일 당시 유엔군 사령관 마크 클라크 대장이 한반도 해역에서 남북 우발적 무력충돌을 막기 위해 서해에는 서북도서와 북한 황해도 해안 중간선을 기준으로, 동해는 군사분계선(MDL)을 연장하는 형태로 획정했다.

북한은 이에 맞서 2007년 NLL 이남에 경비계선을 만들었다.

서해상에 두 개의 해상경계선이 생긴 셈이다.

북한은 남북 군사대화에서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NLL 대신 자신들의 경비계선이 기준선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정상회담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해 NLL 일대’라는 용어가 삽입되면서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합참은 12일 입장자료를 통해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서해 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로 합의했고, 9·19 군사합의서에서도 이를 재확인한 바 있다.이는 양 정상이 NLL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의 서해상 포격훈련이 중단된 것도 북한이 NLL을 인정했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북한의 서해 NLL 일대 해상 사격은 2014년 4번, 2015년 2번, 2016년 1번 실시됐으나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난해부터는 한 차례도 없었다.

북한 선박의 NLL 침범도 올해 들어 사라졌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 함정의 NLL 침범행위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그것 자체로 봤을 때도 북한이 NLL의 실체를 인정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은 서해 NLL을 인정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자신들이 설정한 경비계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5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함정 간 국제상선공용통신망을 통해 "남측 선박이 경비계선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은 14일 두 차례에 걸쳐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정부가 NLL을 포기했다→전혀 사실 아님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에서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폭 사태가 무색할 정도로 문재인정부는 NLL을 일순간에 놓아버렸다"고 주장했다.김 원내대표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국방부는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가 발표된 지난달 19일 배포된 해설자료에서 "NLL 일대의 일상적인 경계작전과 어로보호조치는 물론 유사시 군사대비태세도 기존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다"며 "서해 평화수역과 공동어로구역 설정은 NLL을 존중·준수하는 가운데 등면적 원칙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합참도 북한의 NLL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NLL을 사수한다는 입장이다.노 실장은 16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어떠한 주장을 하든 서해 NLL은 우리 전우들이 피로써 지켜온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이라며 "군은 흔들림 없이 (서해 NLL을) 완벽히 사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