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의 메모는 조재범 쇼트트랙 국가대표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게 이끈 이른바 '히든카드'였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사건을 넘긴다.

경찰은 약 50일간의 수사결과 조 전 코치가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심석희 선수를 수차례 성폭행했다고 결론지었다.

경찰이 이같은 결론을 도출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은 심석희의 메모였다.

지난해 12월 심석희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2018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약 2개월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성폭햄 혐의 조사는 순탄하지 않았다.

성범죄 특성상 확실한 물증이 나오기 어렵고 조 전 코치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기 때문.심석희는 4차례에 걸친 피해자 조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경찰에 자신이 기록해놓은 메모를 제출했다.

이 메모에는 심석희가 피해 당시 심정을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도록 작성한 내용들이 담겨있었고, 경찰은 이를 통해 조 전 코치의 범행일시와 장소 등을 알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심석희의 메모와 빙상연맹의 경기 일정표 등을 비교해 조 전 코치의 범행일시와 장소가 메모 내용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 메모를 통해 조 전 코치의 범행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고 수차례 반복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심석희가 조사 당시 자신의 메모를 참고하며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한 점을 들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조 전 코치는 2차례에 걸친 피의자 조사에서 구체적인 반박 없이 "성폭행은 없었다"는 주장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조 전 코치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에서 조 전 코치가 자신의 범행과 관련한 대화를 심 선수와 나눈 정황을 확인했다.

이후 조 전 코치의 혐의 입증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조 전 코치는 항소를 제기했으나 2심에서 원심보다 더 무거워진 1년6월을 선고받았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