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동결과 ‘보유자산 축소’ 종료 시사 의미와 전망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긴축정책의 조기 종료를 선언한 것은 글로벌 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멈추고 투자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경기 부양으로 정책 방향을 돌리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점도표에서 2차례였던 올해 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0’으로 줄였다.

아울러 2017년 10월 시작한 긴축 정책인 ‘보유자산 축소’를 오는 9월 말 종료한다는 시간표를 발표함으로써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던 긴축 카드를 모두 거둬들였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월과 달리 경기 판단 문구를 상당 부분 조정했다.

특히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세지만 경제 활동 성장은 지난해 4분기의 견조한(solid) 수준보다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월 성명에서 “노동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경제 활동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보다 후퇴한 것이다.

여기다 1분기 가계지출과 기업 고정투자 증가세가 둔화된 사실도 지적됐다.

연준의 조치와 성명에 대해 외신들은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강력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양호하지만 중국과 유럽 등 대외 여건이 나빠 미국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참석자들은 올해에도 2% 대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기초는 여전히 탄탄하다.

노동시장이 강하고 소득도 늘고 있고 실업률도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유럽과 중국 경제가 상당히 둔화됐다”며 “강한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미국에 순풍으로 작용한다면 약한 글로벌 성장세는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의 비둘기 선회는 글로벌 경기 우려 속에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의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푸는 통화 완화에 나섰다.

연준은 이후 자국 내 경기 호전으로 이를 다시 흡수하는 긴축 정책을 추진해왔는데, 최근 경기가 급변하자 긴축 행보에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최근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계속되는 무역 갈등, 불확실한 브렉시트 상황 등 글로벌 경제에 닥친 리스크를 감안해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완화 정책으로 돌아섰다.

주요 신흥국에서도 금리동결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하순 이후에만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헝가리, 호주, 폴란드, 터키, 캐나다, 태국,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이 줄줄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완화적 정책으로 완전히 ‘유턴’하지는 않았더라도 경기 판단과 통화정책 측면에서 신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21일 현재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조정할지는 모든 상황을 고려할 것이며 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사진=AP연합뉴스